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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손주? 1년에 몇 번이나 본다고”…함께 사는 ‘이것’ 시니어 산업 핵심동력 [매경 명예기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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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3-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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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성장엔진 된 시니어 산업

핵심 소비자층 부상한 시니어
韓노령층 2030년엔 1300만명
관련산업규모 271조 폭풍성장

IT결합된 에이지테크에 주목
글로벌 절대강자 없는 현상황
韓정부 퍼스트무버 전략 시급
국내 기업에서 개발한 AI 돌봄로봇 효돌. 인사부터 식사 챙기기, 투약시간 등을 안내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노인들과 정서적 친근감을 주고받는다. [사진 = 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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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에서 개발한 AI 돌봄로봇 효돌. 인사부터 식사 챙기기, 투약시간 등을 안내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노인들과 정서적 친근감을 주고받는다. [사진 = 효돌]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경제의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고령사회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고령 친화 산업(시니어 산업)과 에이지테크(AgeTech)다. 이미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유럽 주요국에서는 시니어 인구가 1000만명을 넘긴 시점에서 시니어 시장을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발전시킨 ‘실버이코노미’ 모델을 제시했다. 기술에 강점이 있는 한국은 이를 활용한 에이지테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기 위한 액션플랜 마련이 시급하다.

◆ 나를 위해 돈 쓰는 ‘새로운 시니어’

지난해 12월 한국은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인구는 2030년 1300만명(총인구의 25%), 2040년 1700만명(34%)으로 전망된다.

시니어는 이전 세대 시니어보다 건강한 데다 더 많은 소득을 갖고 있어 자신을 위한 소비가 더 많아졌다. 이미 매경에서는 2020년 젊은 노년층 ‘욜드(YOLD)’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성장하는 시니어 시장의 중요성을 선제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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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니어 시장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희대 에이지테크융합센터 연구에 따르면 국내 고령 친화 산업 규모는 2020년 약 72조원에서 2030년에는 최대 27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가 든 자신을 위해 2배 이상 추가적으로 지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응답자의 70%가 의향이 있다고 할 정도다. 시니어 소비자는 이미 전체 소비자층의 76%를 차지하면서 ‘슈퍼파워’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고령 친화 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5경원 규모다.

이 같은 시니어의 소비 변화는 재산 상속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3 노인 실태조사’에서는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재산을 사용하겠다’는 비중이 24.2%로 나타났다. 시니어 자신을 위한 재산 사용 의향은 2011년 9%에서 2.7배 높아졌다. 특히 65~74세 액티브 시니어 계층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길어진 우리나라 시니어는 부모 세대와 달리 새로운 경험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과거에는 주로 생활비로 한정됐던 소비가 시니어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지출로 확대되고 있다. 본 연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니어는 삶의 질 향상과 건강관리를 위해 월평균 1인당 약 236만원을 지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월평균 92만원 지출 금액에 비해 2.6배까지 지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산층 시니어는 가장 적극적으로 지출 의향을 보이고 있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중요한 대상이다.

시니어들은 생활 속에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앞선 연구에서 시니어들은 신기술 가운데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이용 의향이 가장 높았고, 이어 돌봄로봇과 온라인금융에 대한 이용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디지털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인 디지털 리터러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전보다 6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 신성장산업 ‘에이지테크’

필자는 에이지테크라는 단어를 2020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당시만 해도 낯선 용어였으나, 현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등에서 통용되고 있다. 에이지테크는 시니어와 노인을 돌보는 인력을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시니어의 사회적 참여를 촉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폭넓은 목표를 갖고 건강·안전·주거·여가·학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공된다.

세부적으로는 나이가 들어도 내가 살던 집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생활을 돕는 시니어 자립 생활 기술, 돌봄 인력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인력 부족을 대비하기 위한 돌봄 기술, 에이지테크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이지테크 리터러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 종류는 인공지능(AI), 로봇, 센싱,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내 복지용구 등 보편적인 기술까지 넓다.

미국 보스턴 소재 스타트업 렌데버(Rendever)가 선보인 ‘AI 동반자’ 탑재 VR 플랫폼. 사용자들은 가상현실을 통해 관광을 하거나 교육·예술·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렌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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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소재 스타트업 렌데버(Rendever)가 선보인 ‘AI 동반자’ 탑재 VR 플랫폼. 사용자들은 가상현실을 통해 관광을 하거나 교육·예술·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렌드버

글로벌 에이지테크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이징애널리틱스에이전시(Aging Analytics Agency)에 따르면 2020년 약 1800조원에서 2025년 4536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23%의 높은 성장률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유럽, 일본, 미국 등은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에이지테크 시장의 빠른 성장은 첨단 기술 혁신의 장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CES에서 에이지테크는 2020년 이후 핵심 기술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CES 2025에서는 ‘더 오래 사는 삶’ ‘더 건강한 삶’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기술을 중요 기술 목표로 제시했다. 에이지테크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시니어의 독립성과 연결성,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 생태계로 평가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기술 전문 언론사인 테크크런치, 엔가젯, 시넷(CNET) 등에서도 에이지테크가 미래 생활과 사회 전반의 혁신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I 기술은 시니어의 삶을 개선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이지테크는 AI와 연결돼 로봇,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접근성, 이동성, 시니어 영양, 디지털 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상생활 지원 분야에서 스마트홈 기술이 주요 혁신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안전관리와 청소 등 분야에서 시니어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서 지원과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AI 기반 개인비서로봇, 시력과 청력 등 디지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술, 자율주행 차량 및 보행 보조기기 등 모빌리티 기술도 에이지테크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원격의료·헬스케어 앱을 활용한 에이지테크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건강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돌봄 종사 인력을 위한 기술도 발전해 자동화된 케어플랜(care plan) 생성, 개인화된 음성 기능, 예측 기반의 서비스 제공 등 돌봄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금융, 식품, 통신, 전자,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에이지테크를 포함한 시니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거나 준비 중이다. 우리 정부도 에이지테크의 중요성을 인식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치매 연구와 돌봄로봇 개발 및 실증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본 연구센터 결과에 따르면 돌봄로봇을 통해 돌봄 인력의 신체적 부담을 경감하고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돌봄 종사 인력의 84%가 돌봄로봇 사용에 긍정적인 의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앞으로 한국의 돌봄로봇 기술은 미국, 태국 등 해외로 뻗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에이지테크 육성 플랜 필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에이지테크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절대강자가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간 필요성과 명분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면, 이제는 실현 가능성을 위한 액션플랜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첫째, 에이지테크 기술·제품·서비스 개별 차원을 넘어 에이지테크 산업 생태계 차원으로 확장하고 액션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션플랜에는 명확한 로드맵 수립,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제도 정비, 거버넌스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이 담겨야 한다.

둘째, 새로운 시니어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에이지테크 개발과 지속적인 사용이 중요하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증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관점과 사업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중산층 시니어를 위한 다각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현재는 저소득층 중심의 정책과 고소득층 중심의 시장 대응이 주를 이뤄 중산층 시니어를 위한 시장은 무주공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니어는 자신을 위해 돈을 쓸 준비가 돼 있으니, 이제 시장이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 시니어가 사고 싶을 만큼 질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시해야 할 때다.

■ <용어 설명>

▶ 에이지테크(AgeTech) : 시니어와 그들을 돌보는 인력을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서비스를 통틀어 말한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BK21 에이지테크 교육연구단장 / 정리 = 최재원 기자]